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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블로그[친구가 아프다]
    My Story/사는이야기 2019. 1. 5. 02:30


    중학교 친구가 아프다.

    유튜브 한다고 바빠서 못 만나던 중학교 친구를 얼마 전에 만났다.

    한 해도 마무리할 겸 얼굴은 봐야 할거 같아서 몸도 힘들고 맘도 힘들고 한데

    친구를 만났다.

    친구는 만날 때부터 무척 추워했다. 나는 요즘 열불이 나서 그런지 더워 죽겠는데

    나간다니 딸이 손 난로까지 넣어 주어서 그것 때문에 땀이 날 지경이었는데

    친구는 장갑에 목도리까지 하고도 추워했다.

    그려 나 갱년기여....

    그날따라 안 만나던 동네에서 만나니 도대체 음식점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었다.

    설렁탕을 먹을까 밥을 먹을까 면을 먹을까 하다가 뼈다귀 해장국 하는 집이 있길래

    갔더니 폐업을 했다...

    결국 둘이 명동 칼국수집이라는 곳에 들어가서 칼국수를 먹었다.

    마주 앉아서 얼굴을 보니 이상하게 살이 쏘옥 빠져있는 친구를 보고

    내가 "너 살이 빠진 거 같네. 말라 보인다."라고 하니

    친구가 " 나 암이래." 하면서 빙긋 웃는다.

    지금 웃을 상황이 아니고 울어야 할 상황인데 정말 웃긴 놈이다.

    뭐 한대 맞은 거 같기도 하고 도대체 반응을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를

    들으니... 그저 한다는 소리가 " 아니 그 얘기를 지금 하냐?" .....

    뭐 그렇게 암 걸린 친구한테 칼국수 사주고 나오는데 하.... 진짜 속이 말이 아니다.

    아니 그런 일이 있어서 수술해야 될 거라고 미리 전화로 말이라도 해줬으면

    칼국수 집에 데려 가진 않았을 텐데...

    수술하기 전에 진짜 좋아하는 거라도 억지로 사서 먹이는 건데...

    그니까 그냥 평소에 잘해야 된다.

    어쨌든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수다 떨고 집에 오는데 참 기분이 안 좋았다.

    서로 바쁘고 집도 멀어서 만나기가 힘들지만 수술 전에 다시 만나자고 했더니

    뭘 또 보냐고 한다. ㅠㅠ

    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고생 많이 한 착한 친구인데 왜 아픈 걸까? 주변에 재수 없는 것들은 멀쩡한데...

    얼떨떨하게 집에 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그날은 그냥 잤는데

    그 다음날 갑자기 너무 슬픈 거다.

    밤에 엉엉 울었다.

    하나님도 원망스럽고 어떻게 이런 일이 착한 애한테 생기나?

    여태껏 고생하고 살았는데 이런 일이 온다는 건 불공평하지 않나?

    언제 세상이 공평한 적이 있었냐? 뭣 같은 세상이다...

    그 후로도 기분이 정말 안 좋은데 그래도 친구가 괜찮다고 하니

    그러려니 해야지 어쩌겠는가...

    수술은 잘 돼야 할 텐데... 수술 전에 만나서 정말 맛있는 거라도 사줘야지.

    그날 그깟 칼국수 사준게 너무 맘에 걸린다. 큰 수술을 앞둔 놈인데...

    사는 게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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